전작인 47미터를 그럭저럭 재밌게 봐서 우연히 후속작 소식을 듣고 찾아본 영화.
감상평은... 속편은 대개 망하기 마련이라는 속설의 전형적인 예시를 보는 듯했다.
주인공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재혼 가정의 여학생.
배가 다른 손위 자매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소원한 관계인지라 언니는 동생의 어려움을 모른 척한다.
그런 두 사람이 우연찮게 다른 친구 두 명을 껴서 해저에 있는 유적지를 탐험하러 가는데...
이후 불의의 사고로 유적의 입구가 무너지게 되고, 밀폐된 해저에서 살길을 모색한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일단 이 이야기의 배경인 해저 속 유적지에는 상어 몇 마리가 유유히 배회하고 있다.
해저에서 생존하는 장르치고 상어가 안 나온다면 섭섭한 게 맞긴 하다만...
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 짜장면에 짬뽕 국물을 붓고 섞어서 비벼 먹는 느낌?
기실 이쯤 됐으면 해저와 상어는 인간의 생존 욕구를 자극시키는 유서 깊은 소재나 다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좋은 소재를 갖고 이따위로밖에 연출을 해내지 못하다니.
전작만 해도 이 두 소재와 비좁은 철창이라는 한정된 무대 안에서 적잖이 긴장감을 갖게 해준 바 있었다.
후속작인 이번 작품은 나름 무대도 넓히고, 등장 인물도 늘렸길래 뭔가 좀 더 그럴 듯해지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이건 쓰레기다!
연출이 정말 이루 말할 것도 없이 하찮은 수준이다.
중간중간 상어가 튀어나올 때면 긴장감은커녕 짜증밖에 안 나게 된다.
인물들이 하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서 이게 고래가 튀어나온 건지 상어가 튀어나온 건지 그냥 암걸린다.
캐릭터 별로 생존 본능의 유형을 연출하겠답시고 의도가 빤히 보이는 씬들 마저 속 터지긴 매한가지.
생존에 있어 협동과 배려가 필수라는 메세지는 잘 알겠으나, 그러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연출법이 너무 허접하다.
B급이라기도 아깝다. 이건 C급이야, C급.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넘어간 대목에서는 숫제 위기감이 들긴커녕 이게 뭔 신파극인가 하는 한숨이 나올 정도.
클라이막스인 마지막에는 '그냥 웃기려고 일부러 이렇게 연출한 건가?' 싶을 만큼 어이가 없는 연출 레벨이었다.
감독이 뭐 마지막에 와서 개그 요소를 좀 가미해 볼까! 하는 생각이라도 들었던 걸까?
이건 전작의 준수한 작품성을 등에 업어 콩고물이나 받아먹으려는 의도로밖에 생각되질 않는다.
엄밀히 말해 전작도 뛰어나다 할 만한 명작은 아니었는데, 이 속편에 비하면 아주 선녀를 넘어 선녀 대장님이신 수준.
조금 뻔하고 단조롭긴 해도, 전작은 생존물의 기본인 '긴장감' 만큼은 똑바르게 살려냈었다.
나름 전작을 나쁘지 않게 봤던 나로서는 참으로 실망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던 작품이다.
에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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