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얼마 전에 완결이 난 정통 판타지 스타일의 작품, 게임 속 전사가 되었다.
나는 어지간하면 완결작들을 죽 몰아보는 편을 선호하는데, 이 작품만은 유일하게 연재분을 따라가며 끝까지 한 편 한 편 결제해서 봤던 것 같다.
이야기는 제목에서 쉽게 알 수 있다시피 웬 중년 남성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유감스럽게도 그 게임 속은 썩 유쾌한 세계관이 아닌 각종 몬스터, 악마, 주문술사, 위험한 사상을 가진 귀족 등등 온갖 목숨을 위협하는 안전하지 못한 중세 판타지 세상이었다.
야만전사라는 괴력의 캐릭터로 빙의한 주인공은 그 살벌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대충 이런 줄거리의 작품인데, 사실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표현은 좀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야만전사라는 특질을 십분 활용해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무자비하게 분쇄해는 편.
작중 내 주인공은 단 한번도 우는 소리를 하는 일 없이 완전무결한 전사의 캐릭터성을 뽐내주신다.
'전사'라는 캐릭터를 잘 묘사한 '바바리안 퀘스트'의 '유릭'과 닮아 있으나, 그보다 더 진중하고 무겁다.
그런 캐릭터성으로 온갖 적들을 묵사발 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세세하고 정성 어린 묘사들 역시 이 글의 큰 장점이다.
유려한 서술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사력은 마치 판타지 세상을 그려서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근 일 년간 나온 웹소설 중에 이만한 필력을 자랑했던 글은 정말 몇 없다고 평가하고 싶다.
최근의 웹소설이 퀄리티에 신경 쓰기 보단, 워낙 속도에 치중하는 경향 탓도 일부 있겠으나...
글쎄, 요즘 양판소 작가들이 과연 심혈을 기울인다고 하여 이만한 필력을 흉내내기나 할 순 있을까.
그렇다고 아예 단점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 무결한 글인 건 아니었다.
첫 번째로, 문피아에서는 소위 '벽돌체'라는 특유의 문단 배치로 호불호가 갈렸다고 한다.
음... 하지만 나는 카카오에서 봤던지라 딱히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둘째로는 연재 주기.
주 3회 연재는 독자 입장에서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물론 이만한 퀄리티의 글을 일일 연재로 뽑아낸다는 건 확실히 지난한 일이겠으나, 아쉬웠던 건 사실 ㅠ
이제는 완결이 나버린 참이니 무의미한 단점이기도 하다.
셋째로는 다소 개인적인 아쉬움인 완결 부분.
분명 조금 더 이야기를 끌어나갈 만한 동력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뭔가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감이 남도록 결말이 나버린 것 같다.
너무 재밌게 봐서 생긴 미련일 수도 있고... 외전도 나온다던데 어떨지는 모르겠다.
내가 꼽고 싶은 단점은 대충 이 정도다.
나머지는 뭐 전체적으로 진중한 편이라 요즘 웹소설의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거란 점?
그런 부분은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인지라 딱히 단점으로 분류하고 싶지는 않다.
더하여 제목에는 게임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어 있긴 한데, 실상 게임적인 요소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편.
그런 이유로 많은 독자가 이 글을 정판 쪽으로 분류하려는 듯하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나는 이 글을 정말 재밌게 봤다.
주인공 및 조연들의 캐릭터성, 각 캐릭터의 서사 등등 모든 요소에 몰입하여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아- 조금만 더 써주지.
어쨌든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어도,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쯤은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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