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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리뷰

[만화 / 리뷰]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 마유즈키 준

by 낙낙- 202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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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 마유즈키 준

 

일본에서 영화화까지 됐다는 명작 만화다.
나름 서브 컬쳐 좀 즐긴다는 사람으로서(오타쿠) 왜 이걸 이제 봤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17살의 여고생과 마흔 언저리의 중년 아저씨.
여고생이 우연한 계기로 아저씨를 만나 그가 근무 중인 가게에 알바생으로 들어가고, 그를 좋아하는 이야기가 주된 주제다.
다만 어디까지나 중심적인 이야기가 로맨스(판타지)일 뿐, 작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청춘 드라마다.

주인공인 여고생과 중년 아저씨는 둘 모두 각각의 과거에 대해 미련이 있는 인물들이다.
우연하게 로맨스 루트를 탄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고, 그로써 성장해간다.
중년남과 여고생의 로맨스가 표면적인 소재지만, 스토리의 무게 자체는 이쪽에 더 비중을 둔 듯한 느낌이다.


이 만화를 보면서 내내 감탄한 건데, 캐릭터들의 심경 변화 따위를 정말 훌륭하게 잘 묘사해냈다.
누가 말하길 좋은 묘사는 달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깨진 유리 조각에 비친 달빛을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위의 격언을 완벽하다 싶을 만큼 훌륭하게 나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작품 내내 특유의 그림체에서 느껴지는 서정적인 분위기도 독특하다.
일견 순정 만화를 연상케하는 그 묘한 수려함은, 딱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감정선을 잘 살려낸 느낌이다.
조심스럽게 추측해 보건대, 아마도 작가의 성별은 여성이 아닐까 싶다.
이런 섬세한 감정선의 묘사는 남성이 그려내기엔 너무도 난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어라 딱 집기는 어려운데, 만화 중간 중간 그런 느낌이 명징하게 드러나곤 했다.

전체적인 스토리 자체가 굵직한 서스펜스를 기대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생생하게 살아 있는 디테일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을 봐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아니, 차고 넘친다. 정말 재밌다!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굳이 단점을 하나 꼽아보라면, 다소 친절함이 부족했던 결말 부분 정도일까.
하지만 그런 은유적인 표현마저도 어찌 보면 이 작품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 묘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영화는 안 볼 생각이다.

일본 영화가 이만한 감정선을 잘 연출해냈을 것 같지가 않아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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