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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리뷰

[드라마 / 리뷰] 오징어 게임

by 낙낙- 2021.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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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난리인 이 작품을 한발 늦게 봤다.
사실 원래는 딱히 볼 생각이 없었는데, 어딜 봐도 오징어 오징어 스포주의 이런 글들이 많이 보여 볼 수밖에 없었다.
실수로라도 스포를 보면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라.... 더 신경 쓰이기 전에 그냥 봐버리고 말았다.

스토리는 단출하다.
돈이 필요한 인물들이 모종의 게임에 초청받게 되고, 상금이 걸린 그 게임을 수행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서브 컬쳐를 어지간히 즐겨본 사람이라면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이야기 자체는 이미 비슷한 플롯으로 수도 없이 나왔던 장르라는 것을.
들리는 얘기로는 무슨 표절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던데, 자세히는 알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내용도 딱 예상한 그대로 흘러간다. 싸이코 부자놈들이 자극적인 구경 거리를 위해 돈이 필요한 인원들을 끌어들이고, 돈이 필요한 인원들은 살인도 서슴치 않으며 독하게 게임을 수행하는. 

어디서 몇 번이고 봤던 클리셰가 '약간의 차별성'만 갖은 듯한 형태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뻔한 클리셰가 흥행한 요소는 바로 이 '약간의 차별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돈이 필요한 사연들을 갖고 있다.

또한 비중 있는 주조연들의 사연에는 강력한 공통점 한 가지도 존재한다.
바로 가족이다.

주인공은 이혼 후 새 가정을 꾸린 전 부인 사이에 10살 딸 하나를 둘 아버지이지만,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아 딸의 생일 날 변변한 선물조차 건네주지 못하는 무능한 인물이다.
조연 하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 때 성공가도를 달렸던 인물이었으나, 선물 투자 실패로(선물 위험해잉) 거액의 빚을 져버려 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던 어머니 앞에도 얼굴 한번 비추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또다른 한 명은 탈북자다. 어린 동생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온 뒤 남은 가족도 탈북시키려는 의도로 브로커에게 돈을 건넸지만, 실패하고 만다.
다른 루트로 오징어 게임을 파헤치려는 인물 역시 행방불명된 형을 찾기 위해서 라는 명분을 지녔고....

대충 이런 식이다.
돈도 돈이지만, 최종적인 인물들의 목표는 가족 앞에 떳떳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이때문에 감성을 자극하는 가족애와 관련된 이야기도 적잖이 부각되는 편이다.
한 단어로 축약하면 '신파'라고나 할까.

뭔가 클리셰와 클리셰가 적절하게 더해져 나름 한층 더 진화한 클리셰로 표현된 듯한 느낌이었다.

음.... 개인적인 총평을 해보자면.
나쁘진 않았으나, 이렇게까지 열광할 만한 이야기였나 싶기도 하다.
몇 번이고 언급했다시피, 나로서는 이러한 장르의 서바이벌 게임 이야기를 숱하게 봐서 그런 것일지도.

게다가 뭔가 2% 부족한 조연들의 연기도 몰입감을 살짝 방해하는 요소였다. 이건 그냥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넷플릭스 원작 마크만 붙으면 꽤 연륜 있어 보이는 배우들도 왠지 모를 어색함이 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중간중간 좀 짜증나는 연출 기법들도 잔잔한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딱히 강조되어야 할 중요한 장면도 아닌데 괜히 X배 슬로우 모션을 집어넣는다든지, 한참 진행에 뜸을 들이면서 답답함을 불러일어킨다든지. 한두 번이면 말을 안 하겠는데 이런 구간이 꽤 있다.

뭐 여튼 그냥저냥 킬링타임 용으로는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뭐랄까.
주위에서 하도 호들감이라 기대가 커져서 그런 건지, 생각 만큼 만족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비슷한 신파를 주제로 한 넷플릭스의 '나의 아저씨'는 훨씬 더 깊이가 있는 느낌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