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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추천

[영화] 컨택트(Arrival, 2016) - 리뷰 / 후기

by 낙낙- 2020.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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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Arrival, 2016) - 드니 빌뇌브

 

 

여느 때처럼 넷플릭스를 보다 반가운 제목을 봐서 재탕이나 해볼까, 하고 틀어본 영화인데, 재탕이 아니었다!
그 옛날 봤었던 전파 탐지기 윙윙 돌아가면서 외계인 찾는 그 영화가 아니다!
외계인이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긴 한데, 이 컨택트(Arrival, 2016)는 사뭇 다른 성격을 띤 영화이다.

 


이 이야기는 지구에 대뜸 12개의 UFO가 찾아오며 시작된다.
인류는 각기 다른 지역에 착륙한 그 UFO들과 소통을 시도하려 하고, 그리하여 차출된 인원 중 하나가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언어학에 능통한 여교수, 직업에서 대충 유추할 수 있다시피 '언어'라는 수단으로 외계인과 소통을 시도해간다.

 


그러면서 외계인에 관한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 따위가 있는 건 아닌데, '소통'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다.
영화 내의 캐릭터들은 그 유형마다 각각 다른 시각과 입장으로 외계인을 바라보려 한다.
군인은 경계를, 과학자는 호기심을, 언어학 교수인 주인공은 소통을.
물론 주로 조명되는 시각은 이 영화의 주제인 주인공일 수밖에 없지만, 그러한 시각의 차이점으로 일어나는 갈등이 소통이라는 주제를 여러 의미로 되새겨보게 해주는 대목인 듯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외계인이 어쩌구저쩌구는 그저 이 이야기의 주제를 나타내는 소통 수단에 불과하다.
이 영화의 진정한 핵심은 인류가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를 훌륭한 연출 방식으로써 나타낸 부분이다.

외계인 언어와 인간 언어의 차이점, 그로써 나타나는 소통의 한계, 그것을 극복하는 데서 오는 깨달음, 그리고 마지막, 마침내 미약하게나마 한계에서 벗어나 사고의 전환을 꾀하는 데까지...
이 모든 과정으로 인해 작중 내의 주인공 뿐만 아니라, 화면 밖에서 영화를 다 보고 난 나 역시도 '아!'하며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영화'라는 '언어'로 관객이 사고하는 방식의 한계마저 교묘하게 깨트려버린 것이다.
후반부에서야 이해한 그 반전은 마치 생각지도 못하던 수수께끼의 답을 뒤늦게 알아차린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사실 주저리주저리 더 말하고 싶은 게 많은데, 혹여라도 뒤늦게 이 영화를 볼 사람들이 있진 않을까 싶어 여느 때처럼 내용에 관한 언급은 최소한으로 하려 한다.
매력적인 수수께끼일수록, 답을 고민하며 가중되는 재미는 배가되는 법이니까.
여튼 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이긴 했으나, 예상 외로 정~~~말 정말 재밌게 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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